며칠 전 카메라를 팔았다.
코로나와 함께 시작하고 코로나가 시들해질 무렵 끝냈다.
후지필름 X100V는 마지막 카메라가 될 거라 생각하며 고민 끝에 샀다.
사진 색감도 너무 만족스럽고 대충 찍어도 결과물이 예뻤다.
카메라 외관도 레트로해서 손에 들고 다닐만했다.
가격이 디지털카메라치고는 내 기준으로 비싼 편이지만 불만은 없었다.
크기도 작은 편이라 가볍게 들고 사진 찍기 좋았다.
여기서 잠깐
나는 정말 후지필름 X100V를 원했나?
아니다.
내가 정말 사고 싶은 카메라는 라이카다.
그럼 난 왜 후지필름을 구매했나.
누구나 라이카를 가지고 싶지만 가질 수 없다.
너무 비싸다.
라이카를 대신할 카메라로는 후지필름 밖에 나한테는 선택지가 없었다.
고민 끝에 산 후지필름 X100V는 아끼고 깨끗하게 보물처럼 모시며 살았다.
아내랑 여행을 가면 항상(?) 가지고 다닐 정도로 여행 필수품이다.
여행 다니면서 손에 들고 다니면서 떨어뜨리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조심했다.
그러다 문득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났다.
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가 생각났다.
책 속에 스님은 난을 키우다 난을 다른 스님에게 주고 깨달음을 얻었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했다.
그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나도 카메라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여행을 즐겨야 하는데 카메라를 더 걱정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결국 난 큰마음을 먹고 아내에게 카메라를 팔겠다고 말했다.
아내는 좋아하던 카메라를 왜 파느냐고 물었는데 난 이제 팔 때가 된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법정 스님의 책 이야기를 해줬다.
아내는 이해해 줬다.
카메라를 팔기 위해 중고 시세를 검색해 봤다.
헉.
가격이 그대로다.
카메라 출시 가격 그대로 중고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역시 아직도 인기가 좋은 카메라인가 보다.
중고시세를 확인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팔려고 생각했을 때는 팔지 말까 고민도 했는데 돈 앞에서 무너졌다.
역시 돈이 최고다.
당근 마켓에 사진을 찍어 올렸다.
그리고
"당근~"
맙소사 바로 연락이 왔다.
그것도 연달이 두 명한테서...
글을 올리자마자 사겠다는 알림을 받으면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너무 저렴하게 올렸나? 더 비싸게 팔 걸 그랬나?"
욕심이 과하면 안 된다...
구매자는 바로 사러 온다고 한다.
무서운 사람이 와서 카메라만 뺏고 도망갈 수 있으니 안전한 곳에서 거래했다.
나는 교회 앞에서 구매자와 만나 쿨 거래를 했다.
내 손에 떠나 상대방 손에 들린 카메라를 보니 시원섭섭했다.
카메라를 판매하고 계좌에 찍힌 돈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걸로 미국 주식을 사야겠다. ㅎ
한데 카메라를 너무 일찍 팔았나?
좀 더 늦게 팔 걸....
카메라 판 돈으로 주식 샀는데 주식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ㅠㅠ
음. 이제 사진을 뭘로 찍지..
아이폰 14 pro max를 사야하나...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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