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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여행기 <오래 준비해온 대답>

by 행복줍기 2020. 5. 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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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준비해온 대답

오래 준비해온 대답

김영하
복복서가 / 에세이 / 300p
2020년 42번째 책 / 2020.05.08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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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올해 해외여행은 어려워졌다.
하늘길이 풀린다고 해도 쉽게 해외로 가기 힘들어 보인다.
아쉬운 마음은 여행 관련 책으로 대리만족해야겠다.

<오래 준비해온 대답>은 김영하 작가의 이탈리아 시칠리아 여행기다.
시칠리아는 지중해 섬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하다고 한다.
또한 시칠리아를 가보지 않고는 이탈리아에 간 게 아니라고 할 정도이다.
책을 읽고 나서도 시칠리아가 궁금해서 더 찾아봤을 정도이다.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을 맞으러 시칠리아에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이탈리아 본토에서 기차로 시칠리아에 가는 방법 특이했다.
기차를 통째로 배에 실어서 이동한다고 한다. (왜 그럴까?)
아직도 육로 연결 다리는 건설을 시작도 못 하고 있다고 한다.

또 한 번 여행 가고 싶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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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로변에서 살짝 들어온 좁은 골목에 있는 집으로 안내되었는데, 작지만 볕이 잘 드는 발코니가 있었으며 깨끗한 화장실에 부엌까지 갖추고 있었다. 서향이어서 오후에는 햇볕이 발코니는 물론이고 집 안 깊숙이 들어와 모든 것을 바싹 말렸다. 여기서 나는 아침 일곱시에 일어나 발코니에 나가 글을 썼다.  _74p

프란체스코 할아버지위 목소리가 사라지면 거리는 조용해진다. 점심시간이 된 것이다. 햇볕은 뜨겁고 가게들은 문을 닫는다. 나는 사람들이 사라진 한낮의 거리가 좋아 꼭 그 시간에 슈퍼마켓에 간다. 문득 이 거리가 알베르 카뮈가 <페스트>에서 묘사한 오랑의 거리처럼 보일 때가 있다. _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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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이런 여유로운 생활이 부럽다.
점심 시간 동안 문을 닫고 몇 시간씩 식사하며 이야기하며 보낸다고 하니 상상이 안 된다.
난 점심시간이 5분밖에 안 된다. 밥 먹고 나면 한숨 자거나 책을 읽기 위해서다.
1시간이라는 점심시간이 아까워서 빨리 먹고 빨리 쉬는 게 좋기 때문이다.
삶의 여유가 없는 하루가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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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내려와. 섬을 달려보자고."
아내는 푸껫에서도 처음 스쿠터를 운전하는 남편 뒤에 날름 올라 탄 사람이다. 아내를 태우고 신나게 달리던 나는 어느 가파른 언덕에서 기어를 다시 낮추지 못해 멈춰서고 말았다. 기어를 올리는 법을 배웠지만 내리는 법은 안 배웠던 탓이다.  _116p

© samirkharra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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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하지 않는 이상 동행자가 있다면 서로 믿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서로 믿지 못하며 그 여행은 최악이 된다.
여행 가서 싸우는 사람들도 보면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고 믿지 않기 때문이다.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아니면 사랑하는 아내랑 여행하는 게 좋다.
친구라면 티격태격해도 항상 재밌다.
아내라면 믿고 따라주는 마음에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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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끌고 부두로 나오자 스쿠터를 빌려주웠던 남자가 인사를 하고 지나갔고 집주인 빌리니 씨는 배에 오르는 잔교까지 따라와 우리를 환송해주었다. “안녕Adios”이라고 말하자 택시기사 빌리니 씨는 고개를 저으며 “안녕이라고 하면 안 되지. 다시 만나자 Arrivederici”라고 말했다. 우리는 환하게 웃으며 헤어졌다. _1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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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한번 여행 간 곳을 몇 번씩 다시 가기란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남미 등은 가는 시간도 길고 한 도시에 일주일씩 여행하기도 어렵다.
자연스럽게 현지인과 헤어질 때는 안녕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다시 또 보자는 말은 지켜질 수 없는 말이기 때문이다.
서로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또 볼 수 있는 그런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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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모스의 절벽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에리체의 서쪽 사면에는 몬테산줄리아노라는 이름의 훌륭한 식당이 있다. 여름 저녁, 해질 무렵 식당에 들어서니 트라파니 앞바다로 떨어지는 석양이 식당의 흰 테이블보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_201p

사하라의 열풍이 불어오는 뜨거운 광장에서 달콤한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을 왜 훗날로 미뤄야 한다는 말인가? 죽음이 내일 방문을 노크할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와 현재를 즐기라는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은 어쩌면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_2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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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다 길가에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있었는데 도전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여행에 돌아와서 항상 후회하는 게 바로 그때 한번 먹어 봤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한다.
여행을 하다 보면 가보고 싶은 곳에서 먹고 싶은 걸 시간에 쫓겨서 못 할 때가 많다.
가만 생각해보면 왜 시간에 쫓겨 가며 여행을 했는지 모르겠다.
항상 다음 여행때는 계획하지 말고 여유 있게 여행을 즐기자고 다짐한다.
계획 있는 여행은 피로감만 더 쌓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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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 위에 오르자 메시나항의 불빛들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고 힘차게 불어온 선선한 바람이 승객들의 땀을 식혔다. 기차를 타고 가다가 내려 거대한 배의 갑판 위에서 바닷바람을 쐬게 되는 일은 흔지 않은 일이다. 이제 곧 메시나대교가 건설돼 시칠리아와 이탈리아 본토가 연결되면 이런 여행담도 먼 옛날의 일이 되고 말 것이다. _2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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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건설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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