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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칠곡 가시나들 영화감독의 에세이

by 행복줍기 2021. 3. 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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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칠곡 가시나들 영화감독의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김재환
북하우스 ∙ 에세이 ∙ 204페이지
8권 ∙ 2021.02.20 읽고

 

화투용 담요를 펼치기 전에 오랫동안 굳어진 할머니들만의 습관이 있습니다. 일단 믹스커피로 속을 따뜻하게 데우고 하루를 시작하는 거예요. 커피는 무조건 맥심 모카골드. 할머니들의 스타벅스죠. 동서식품 주식을 사야 하나 고민될 정도로 많이 드시더군요.

시시한 놀이, 미미한 재미, 소소한 시간이 모여 인생이 되는 건가.

“우리는 맨날 몰려다닌다.
밥도 같이 먹고 화투도 같이 친다. 시장에도 같이 가고 병원에도 같이 다닌다."
“혼자 노는 것보다 같이 놀면 더 재밌거든.”

"효는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겠지요. 할머니들에게 제일 필요한 건 자녀들의 전화와 에너지를 주는 리액션이더군요. 저도 많이 반성했어요. 그런데 나이 든 부모님의 설렘을 가장 방해하는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 자녀들입니다."

우리 시대 효도는 전화가 알파요, 용돈이 오메가입니다.

글자를 모르이 냄새로 알았다 
참기름 냄새가 나면 기름장이 집 
족발 냄새가 나면 족발장이 집
_안윤선, 냄새 」중에서

우리가 바로 여자란 이유로 학교에 못 갔던 그 가시나들이다. 차별과 금지, 상처와 눈물의 이유였던 '가시 나는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의 줄임말이라지요.

글을 모르면 공간이 두려움을 줍니다. 집과 마을회관, 단골 가게 를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 가면 바짝 긴장하게 되지요.

재밌는 상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 7080 어르신들이 모두 학생으로 돌아가는 법을 만들면 어떨까요? 일정한 나이가 되면 다시 학교에 입학해 의무교육을 받는 거예요. 글을 모르는 사람만 가는 데가 아니라 빠르게 변하는 세상과 보조를 맞추는 기술, 더 재밌게 나이 드는 방법을 배우는 학교인 거죠. 국가 치매 예산 중 일부를 사용해 모여서 놀고 배우는 어르신들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 할 수도 있겠지요. 아마 장기적으로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국가재난이 될지도 모를 치매 예방에는 함께 모여 즐겁게 노는 게 최고거든요.

백수의 꿈은 입사고 직장인의 꿈은 퇴사라 했던가요. 중장년 의 꿈이 재밌게 나이듦이라면 할머니들의 꿈은 곱게 죽는 것이 었습니다. 죽음을 깔끔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노년에 재미를 찾을 여유를 허락하나 봐요.

 





🧑🏻‍💻 
책을 읽고 ⟪칠곡 가시나들⟫ 영화까지 봤다.
책이 재밌으면 영화는 그저 그런 경우가 많은데 책 영화 모두 재밌게 봤다.
웃기고 슬프고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주는 책이다.

내가 70세, 80세가 된다면 그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몸이 건강하다면 여행을 다닐 것 같고 (노후 자금이 충분하다면)
직장을 다니지 않아 행복해할 것이고 (노후 자금이 충분하다면)
시간이 많아 읽고 싶은 책 하루 종일 읽을 수 있고 (눈이 침침하지 않다면)
오히려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지금보다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 것 같기도 하다.
문제는 노후에 편하게 살 수 있는 재산이 있다면 말이다.
내 꿈은 럭셔리 한 실버타운에 살고 눈이 침침할 테니 운전기사를 고용하여 아내랑 여행을 다니는 것이다.
역시 문제는 돈이다.
노후를 멋지게 보내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돈이 없으면 늙어도 대접을 받을 수 없다.
좀 극단적인 생각이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길을 못 찾아 물어볼 때
공공장소에서 큰 목소리로 통화할 때 등
어릴 적에는 이정표가 있는데 왜 길도 못 찾나
공공장소에서 왜 그렇게 큰소리로 말하나 이해를 못 했다.
그저 나이 들면 다 저러나 싶었다.
하지만 나도 나이가 들면서 깨닫게 된다.
글을 모를 수도 있구나
귀가 잘 안 들리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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