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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양귀자

by 행복 수집가 2021. 6. 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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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양귀자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쓰다 ∙ 소설 ∙ 368페이지
49권 ∙ 2021.06.18 읽고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삶이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절망의 텍스트다.

소장은 이 세상이 너무나 자기를 필요로 하고 있어서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사실은 많은 사람이 그녀 때문에 밥맛을 잃고 있는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여자에게 주제를 알라고 충고할 때 대개의 경우 주제는 바로 외모를 뜻한다. 그 얼굴에….

모든 삶은 길 위에 있다.
이 명제를 놓고 한 사람이 말한다. 길이 시작되자 여행은 끝났다, 라고.
또 한 사람은 말한다. 길이 끊어진 곳에서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라고.

모두 다음에 닥칠 기회를 행여 놓칠까 전전긍긍하며 망설인다. 매사에 흐리터분하고, 간단한 일조차 결단을 못 내리고, 늘 주저주저하며 뒤를 돌아보는 소심한 기회주의자들이 나는 싫다.

‘강간범보다 더한 죄를 저지르고 있는 사람은 바로 그녀의 남편이다.’
‘남자는 여자의 등을 밟고 일어서는 일에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비열한 존재다.!’

인간은 간사한 동물이어서 처음에는 감지덕지하며 거리 안으로 들어오지만, 나중에는 반드시 그 이상을 바라게 되는 법이다.

죽지 못해서 살다니, 그런 삶의 변명이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녀들이 수행하는 복수는 겨우 그 철저한 자기 학대뿐이란 말인가.

희생이라니, 고통의 인내는 미덕이 아니다.

그렇고 그런 일상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나른한 몸으로 귀가하여 역시 그렇고 그런 밤을 보내는 벌레 같은 삶을 나는 경멸한다.

외줄 타기의 곡예사가 외줄과 대결하듯이 인간도 삶의 외줄과 대결한다. 이 대결에서도 절망은 버려야 할 대상이다.

검은 발톱은 부러진 것이지 사라진 것이 아니다. 게다가 발톱은 다시 자란다.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희고 말간 것은 싫다. 탱탱하고 반들거리는 피부도 싫다. 한 번도 깨져 보지 않아 굳은살이 베기지 않은 삶은 정상적인 삶의 행로라고 볼 수 없다. 그런 삶은 가짜다. 역사가 없는 것이다.

세상은 나의 운동장이다. 절대 그늘에 앉아 시간이나 갉아먹으며 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겠다.

역사가 깊은 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는 억압과 회유의 반복이라는 양날의 통치 기술이 아주 성공적으로 쓰여 왔다.

내 손은 그의 얼굴을 만지고 싶어 자꾸 움찔거리고 내 이성은 움찔거리는 손을 자제시키느라 안간힘을 쓴다. 

모든 금지된 것은 유혹이고 아름다움이다. 죽음조차도.

이 소설은 말하자면 상처들로 무늬를 이룬 하나의 커다란 사진이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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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귀자 『모순』 을 읽으면서 다른 책도 읽어 보고 싶었다.
아니 아마 난 양귀자 작가의 책을 모두 읽게 될 것이다.
그중 영화로도 제작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읽는 동안 어디서 본듯한 들은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소설인데 몇 번을 읽은 듯하다.

1992년에 출판된 것도 놀라운 일지만 그 당시는 얼마나 많은 논란이 있었을지 상상이 안 간다.
92년이면 한창 아무 생각 없이 뛰어놀던 시절이고 책이라고는 교과서밖에 모르던 시절이라 논란이 있었어도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만약 학생 시절에 책에 관심이 많았다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그 또한 지나간 일이니 변명일 뿐이다.

강민주는 유영하를 납치하는 방법밖에 없었을까?
강렬한 게 필요하지 않았나, 사람들의 허를 찌르는 이야기가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만큼 여성뿐만 아니라 불평등한 현실에 대해 공격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30년 전에 나온 소설이다.
성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그대로다.
누군가는 그래도 많이 변했다고 변명할지 모른다.
하지만 변한건 별로 없다.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만 봐도 대부분의 피해자는 여성이다.
전 세계로 눈을 돌려도 다른 점은 없다.
심지어 아직도 여성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가 많다.
그나마 변화고 있는 우리나라도 불평등한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나온다.
하지만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한다.
무엇이 불평등한지 모른다.

책을 읽다 보면 좋아하는 작가가 생긴다.
내 성격상 작가의 이름까지 기억은 잘 못한다.
하지만 양귀자라는 이름은 계속 생각한다.
모순을 읽고 팬이 될 정도로 인상 깊은 책이었고 올해의 책으로 벌써 선정했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책도 좋았지만 모순만큼은 아니었다.
아마 결론 때문에 그렇게 생각이 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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