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나무옆의자 ∙ 소설 ∙ 268페이지
52권 ∙ 2021.06.23읽고
“……박찬호가, 도시락도 잘해요…….”
하지만 그런 염 여사의 일과는 딸이나 손녀의 일과 겹치면 후순위로 밀리는 게 당연한 것이 되고 만다.
배송 매니저는 출입문까지만 배송해준다.
여기서부터 창고까지는 편의점 직원이 직접 옮겨야 한다.
1년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면 알바생에게 가장 중요한 사장이 괜찮은 분이었기 때문이다.
‘사장이 직원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직원도 손님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진상이라고요. 진상은 제이에스라고 했잖아요.”
순간 그 문손잡이가 필요할 때만 엄마를 찾는 아들의 차가운 손처럼 느껴졌다.
“속상할 땐 옥수수…… 옥수수수염차 좋아요.”
언제나 아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기만 바랐지, 모범생으로 잘 지내던 아들이 어떤 고민과 곤란함으로 어머니가 깔아놓은 궤도에서 이탈했는지는 듣지 않았다. 언제나 아들의 탈선에 대해 따지기 바빴고, 그 이유 따위는 듣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참깨라면과 참치김밥에 참이슬. 이것이 경만의 1선발이자 절대 후회하지 않을 하루의 마감이고 빈자의 혼술상 최고 가성비가 아닐 수 없었다.
“엄마가…… 아빠 힘들게 돈 버니까…… 돈 아껴 써야 한다고…… 편의점에 가면…… 원 플러스 원만 사라고…… 그랬다는 거예요. 거참, 정말 아, 알뜰하다 싶었고…… 애들이 참…… 자알 컸다 싶었죠.”
인생은 원래 문제 해결의 연속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풀어야 할 문제라면, 그나마 괜찮은 문제를 고르려고 노력할 따름이고요.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
편의점은 편리하다.
동네 곳곳에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심지어 24시간 영업을 하니 언제라도 달려가서 먹고 싶은 걸 살 수가 있다.
요즘엔 무인 편의점까지 생기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편의점인데 뉴스를 보면 불편한 뉴스가 많다.
편의점 직원에게 물건을 집어 던지고 때리고 욕하고..
너무 편하게 해줘도 문제다.
감사함을 모르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밤 늦게 편의점 앞 파라솔 밑 테이블에서
참참참 먹고 시원한 옥수수 수염차를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참참참 : 참깨라면 참치 참이슬
이름도 잘 지은 것 같다.
생각해보면 편의점 앞에서 음료수는 먹어 봤지만 컵라면에 소수는 먹어 보질 못했다.
아마 다른 사람 눈치도 있고 웬지 처량하게 보일 것 같은 생각에 시도조차 해보질 않았다.
편의점 만큼 수많은 술 안주가 있는 곳도 없을텐데 술집으로는 편의점 만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우리 주변의 이야기 아니면 나의 이야기 일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사람 사는 모습을 편의점이라는 매개체로 재밌게 구성한 책이다.
그리고 편의점 시스템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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