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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

일상

by 행복줍기 2021. 7. 2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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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

원미동 사람들

 

원미동 사람들

원미동 사람들
양귀자
쓰다 ∙ 소설 ∙ 428페이지
58권 ∙ 2021.07.10 읽고

원미동 사람들

서울은 막무가내로 그들을 밀어내었다. 온갖 책략을 동원해서 그들을 쫓아낸 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음흉한 작별을 고했다.

추락하는 일은 날아오르는 일보다 훨씬 간단하다.

어제에 이은 또 하나의 허둥거리는 하루가, 시작도 하기 전인 지금부터 그의 눈앞에 펼쳐져왔다.

“그렇게 해서 모두 칠만 원이면 되겠습니다요.”

“돌고 돌아서 돈이라고? 돌고 도는 돈 본 놈 있음 나와보래! 우리 같은 신세는 평생 이 지랄로 끝장이야. 돈? 에이! 개수작 말라고 해.”

남은 일은 집으로 돌아가서 나무토막처럼 쓰러져 꿈 없는 잠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두 발로 서서 돌아다니는 사람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아직도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할 나이였다. 

간혹 새벽에 일어나 도시를 뒤덮은 안개의 회색 실뭉치들을 보게 될 때마다, 그녀 또한 저 안개야말로 간밤에 내뿜어진 모든 욕망의 헉헉거리는 입김들의 잔해라는 생각을 머금게 되었다. 

서른을 넘기니까 가족들도 그녀를 단념하였다. 말라버린 샘이요, 수명이 다한 기계라는 것을 알아준 탓이었다.

지금부터 가야 할 곳 역시 또 하나의 동굴이란 사실까지는 미처 깨닫지 못한 채 그는 발길을 재촉했다. 

그들에게 있어 인생이란 탐구하고 사색하는 그 무엇이 아니라 몸으로 밀어가며 안간힘으로 두들겨야 하는 굳건한 쇠문이었다. 혹은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였다. 

소설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참으로 비정한 장르이다. 너무 빨리 다가가 손잡으려고 들면 그것은 삽시간에 스쳐 지나가버리고 만다.

원미동 사람들
원미동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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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내가 원미동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낄 정도였다.
자고 일어나면 원미동 이웃들이 반겨줄 것 같았다.
소설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원미동 사람들에 대한 디테일이 살아 있었다. 

원미동이 가상의 동네인 줄 알았는데 실제 부천에 있는 동네였다.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양귀자 작가의 책은 이로서 3권째 읽게 되었다. 
모순을 읽고 충격을 받아 이런 책이 있다니 놀랐었다. 
그리고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읽고 약간 아쉬워했다. 
모순과는 다른 좀 더 과격하면서 무언가 다른 이질감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납치라는 주제가 섞여서 그럴수도 있다. 
그리고 원미동 사람들을 읽고 다시 작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모순 만큼은 아니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구나 싶었다. 
전원일기처럼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면 재밌을 것 같다. 

양귀자 작가의 유명한 책 3인방을 모두 읽었다.
3권 다 모두 재밌게 읽었는데 특히 모순은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내가 뽑는 최고의 책도 현재까지 모순이 차지하고 있다. 

 

 

원미동 사람들:양귀자 연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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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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