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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쾌변 - 쾌변에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by 행복줍기 2021. 8. 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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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쾌변 - 쾌변에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
오늘도 쾌변
박준형
웅진지식하우스 ∙ 에세이 ∙ 260페이지
72권 ∙ 2021.07.27 읽고


고깝게 들릴지언정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 가장 실리에 근접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의뢰인을 위해 변호사가 할 일이고 해줄 수 있는 일이다. 

우선 피의자가 애타게 부른 변호사가 와도 변호사는 경찰관이나 검사의 신문에 피의자를 대신 혹은 대리해 답변할 수 없다. 

재판에서는 증거로 말하는 게 원칙이다. 제아무리 정의고 진실이고 나발이고 간에 증거로 뒷받침되지 않는 사실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거칠게 표현해 쌍방 당사자의 입장에서 재판이란 속고 속이는 싸움의 연속, 즉 누가 더 판사를 잘 속이는가를 두고 벌이는 경주와도 같다. 
물론 대부분은 돈 때문이었고 당연히 서로 더 가지려 안달이지 덜 갖겠다는 이는 없었다. 세상 점잖은 체하며 살다가도 일단 눈앞에 금은보화가 아른거리면 그때부터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 굴었다.  

소송 끝에 원하던 결과를 맞이한 고객님의 마음이란 게 마치 울부짖는 아랫배를 다섯 시간쯤 부여잡고 사경을 헤매다 마침내 화장실을 다녀온 뒤의 그것과 같아서다. 

상길이놈이 끊어다 놓은 고기와 박 서방님이 끊어다 놓은 고기는 근수부터 차이가 나는 법 아니겠는가. 

내 경험상 냉장고에 메모지 붙일 때 쓰는 마그넷 정도의 쓸모(배지 뒷면이 자석으로 되어 있다) 외에는 세상 쓸데없어 안타깝다.
그러니까 굳이 뭐 이런 걸 다.

현실의 재판이란 처음부터 재밌자고 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재미없기 마련이다. 나도 현실 재판보다 TV 속 재판이 만 배는 더 재밌다.

고객님의 대출원리금 1,236,330원이 오늘 결제 예정입니다. 늘 저희 은행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수천 년 전 관중(유명한 사자성어 ‘관포지교’에 나오는, 그 ‘관’씨 성 쓰시는 분)은 인간의 본성을 진작 꿰뚫어 보고 “곳간이 차야 예절을 알고 의식衣食이 족해야 영욕榮辱을 안다”는 말을 남겼다는데…… 새삼 돌이켜봐도 희대의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친구의 애정 가득한 육두문자를 넙죽넙죽 받아 챙기면서 나는 이 정도 쌍욕이면 내 명이 생각보다 길겠구나 생각했다. 

변호사업계의 기본 복장은 물론 양복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몰라도 이 바닥에서는 당장 초상집에 달려가 엎드려 있어도 별로 어색할 것 없는 우울한 양복 차림이 고객이나 동료 혹은 판사, 검사 등에 대한 모종의 예의범절처럼 되어 있다. 

이 땅의 회식은 대체로 쓸데없다. 



😭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구나.

쾌변에 도움을 주는 책은 아니다.
속 시원한 변호를 한 이야기가 담긴 책도 아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변호사라는 직업도 별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책을 읽어보면 변호사라는 직업이 마냥 좋게만 보이지 않는다.
힘들고 야근도 많은 생활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특히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어릴 적에는 변호사 검사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TV에서 보이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그런 로망은 자연히 사라졌다.
모든 변호사 검사 판사가 TV 속에서처럼 멋지지 않다는 걸 알아기 때문이다.
권력 돈에 휘둘리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오늘도 쾌변을 읽어보면 그동안 TV 속에서 봤던 변호사의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 놀랐다.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는 피의자 대신 변론할 수 없는 것
재판할 때 멋지게 재판정을 돌아다니면서 변론하는 것.
위 두 개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현실과 드라마는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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