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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장편소설 - 사랑의 생애

by 행복줍기 2022. 1. 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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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

 

이승우 장편소설 - 사랑의 생애

 

▪️사랑의 생애
▫️이승우
▫️위즈덤하우스 ∙ 소설 ∙ 292p
▫️5권 ∙ 2022.01.19 읽고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주이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홀려서 사랑하기로 작정한 사람의 내부에서 생을 시작한다.

분명하고 알아듣기 쉽게 고백하기가 쉽지 않다. 사랑하는 자의 말은 불가피하게 우회하는 말이다. 사랑의 말은 직선을 모른다. 아니, 모르지는 않지만 쓰지 못한다. 쓰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두근거림과 조심스러움, 즉 수줍음이 쓰지 못하게 한다. 직선의 언어는 빠르지만 날카로워서 발화자든 청자든 누군가를 다치게 하기 쉽다. 자기든 남이든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랑이 시작되는 현장에서 직선의 언어는 여간해서는 채택되지 않는다. 

사랑의 생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은 그 말을 듣는 사람만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도 겨냥한다. 더욱 겨냥한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말을 듣기도 하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은 듣기만 하는 사람이지만 하는 사람은 하면서 듣기도 하는 사람이다. 듣는 사람은 잘못 들을 수도 있지만 하는 사람, 하면서 듣는 사람은 잘못 들을 수도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랑한다고 말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되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해놓고 사랑하지 않기는 더욱 어렵다.

사랑이 주변을 지우고 시야를 좁히는 일종의 축소술이라는 상식에 근거할 때 불가피한 일이긴 했다. 사랑이 눈을 멀게 한다는 말도 하는데 이 말에는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 사랑은 중심 시야를 밝게 하고 주변 시야를 어둡게 한다. 좁은 각도의 중심 시야에 집착하게 하고 그 대신 더 넓은 주변 시야에 소홀하게 한다. 상하좌우 관계들, 입체적 구조들, 인과의 연쇄들을 읽지 못하게 한다. 그리하여 멀쩡한 사람이 멀쩡하지 않게 된다. 

사랑의 생애


사랑한다는 말
결혼 전에도 후에도 쑥스럽다.
무뚝뚝한 성격이라 그런지 아직도 어색하다.
생각해보면 성격 탓도 아닌 것 같다.
상대방에게 말하는 것인데도 내가 먼저 쑥스럽다.
사랑한다는 말
쉽게 말할 수 없는 말
그래서 사랑이 어려운 것 같다.


사랑을 하게 되면 상대방의 마음을 욕망한다.
내가 사랑하는 만큼 상대방도 나만 바라보게 만들고 싶어 진다. 
서로 사랑한다고 상대방의 마음까지 가질 수는 없다. 
사랑이 너무 커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사랑하는 만큼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는 마음 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이것은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인문학인가
소설로 알고 읽는데 머리에 물음표가 가득 떴다.
소설이 아닌건가 잘못 알고 읽고 있나 생각했다.
읽다 보니 소설이네 하면서 또 읽다 보면 소설이 아닌 것 같고 
오묘한 소설이다. 

이상하게 빠져든다.
반복되는 문장을 읽다보면 내가 뭘 읽는 건가 싶은데
반복되는 문장이 매력이 있다.
블랙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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