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쓸쓸할 때가 제일 제정신 같아 그래서 밤이 더 제정신 같아
어려서 교회 다닐 때
기도 제목 적어 내는 게 있었는데
애들이 쓴 거 보고
‘이런 걸 왜 기도하지?’
‘성적, 원하는 학교, 교우 관계’
‘고작 이런 걸 기도한다고?’
‘신한테?’
‘신인데?’
난 궁금한 건 하나밖에 없었어
‘나’
‘뭐예요?’
‘나 여기 왜 있어요?’
91년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고 50년 후면 존재하지 않을 건데
이전에도 존재했고 이후에도 존재할 것 같은 느낌
내가 영원할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에 시달리면서도 마음이 어디 한 군데도 한 번도 안착한 적이 없어
이불 속에서도 불안하고
사람들 속에서도 불안하고
‘난 왜’
‘딴 애들처럼 해맑게 웃지 못할까?’
‘난 왜’
‘늘 슬플까?’
‘왜 ‘
‘늘 가슴이 뛸까?’
‘왜’
‘다 재미없을까?’
인간은 다 허수아비 같아
자기가 진짜 뭔지 모르면서 그냥 연기하며 사는 허수아비
어떻게 보면 건강하게 잘 산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모든 질문을 잠재워 두기로 합의한 사람들일 수도
‘인생은 이런 거야’라고
어떤 거짓말에 합의한 사람들
난 합의 안 해
죽어서 가는 천국 따위 필요 없어
살아서 천국을 볼 거야
드라마를 보고 생각이 많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런 드라마는 그냥 좋다.
나의 해방일지는 그런 드라마였다.
첫 회를 보고 뭔 이런 우울한 캐릭터가 이렇게 많나 싶었다.
한데 1회 2회 계속 보다보니 내 이야기 같고 감정이 많이 이입된다.
오랜만에 재밌는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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