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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작가의 첫 번째 직장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집 『재능의 불시착』

by 행복 수집가 2021. 12. 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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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작가의 첫 번째 직장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집 『재능의 불시착』

재능의 불시착
박소연
알에이치코리아 ∙ 소설 ∙ 336p
128권 ∙ 2021.11.28 읽고

코팅된 사직서였다.

고개를 신중하게 끄덕이며 태블릿에 민 리더의 지시를 꾹꾹 눌러쓴 후 ‘I.D’라는 표시를 해두었다. 예전에 누가 무슨 표시냐고 묻길래 ‘Important Direction(중요 지시)’이라고 대답했지만, 사실은 간헐적 또라이 ‘Intermittent Ddoray’의 약자였다. 

오늘 저녁은 강남의 고급 한정식집인 필경재에서 ‘VIP 후원자의 밤’ 행사가 있는 날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병풍 뒤에는 쇼핑백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후원자용 선물은 2돈짜리 순금 감사 카드와 2010녀산 니콜라스 자파타 말벡 레드 와인이었는데 둘이 합쳐 100만 원 상당이었다.

 

재능의 불시착



사람이 참을 수 있는 개소리도 한도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나는 이미 최근 몇 달 동안의 일로 한도치가 간당간당한 상태였다. 찰랑, 눈금을 넘어 물이 넘쳤다.

나에게 이 직업은 지하철에서 파는 델리만쥬 같았던 거다. 냄새를 맡으면 참을 수 없이 끌리지만 실제로 먹게 되면 예상과 다른.

준은 그 말을 들으며 자기가 서클의 바깥쪽에 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존재였음을 느꼈다. 공간이 널찍할 때는 모두를 위한 자리가 있었지만, 공간이 좁아지자 준의 발밑부터 가장 먼저 위태해진 것이다. 

어쩌면 산후 우울증이라는 것도 빌어먹을 호르몬 탓이 아닐지도 모른다. 애를 낳고 몸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주 7일 18시간씩 일하면서 잠도, 식사도, 샤워도 제대로 못 하면 누구나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어지지 않을까.

“팀장님, 저, 가족 돌봄 휴가를 쓰고 싶습니다.”
“왜요? 부모님이 어디 안 좋으신가?”
“아니요. 제 반려견이 아픕니다.”

코로나 때문에 일 년 넘게 노인정도, 복지관도, 교회도 모두 문을 닫았어요. 트로트 방송마저 없었다면 아마 우리 할머니는 이겨내지 못했을 거예요. 

재능의 불시착



□□□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이 느끼지 못 할 뿐 듣는 사람은 상처를 받는다.
나도 가끔 무심히 툭 던지는 내 말에 상처를 받지는 않았을까 걱정할때가 있다.
상처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것처럼 하루종일 붙어있는 팀원들도 상처 받기 쉬운 존재이다. 
말 한마디라도 생각하고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
회사 생활을 오래하다보면 누구나 또라이 한 명쯤은 생각나지 않을까?
내가 지금까지 겪어 본 또라이도 몇 명 있었다. 
도저히 이해해 주고 싶어도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 나 혼자만 사는 듯한 또라이가 참 많다.
한데 나는 다른 사람 눈에 또라이가 아닐까 걱정도 된다.
사실 자신이 또라이인지 모르기 때문에 또라이 짓을 하는 것이 아닐까?
뭐 자신이 또라이라는 걸 아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직장 생활 오래하려면 또라이들과 친하게 지낼 필요가 있다. 
왜냐면 또라이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외계 생명체 같이 생명력이 길기 때문이다. 

 

재능의 불시착



□■□
현실 공감적인 소설이다. 
재밌는데 웃픈 현실에 안타깝고 화도 나고 공감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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