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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의 시간 -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by 행복줍기 2022. 1. 20.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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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의 시간 -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불펜의 시간 -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불펜의 시간

▫️김유원

▫️한겨레출판사 ∙ 소설 ∙ 264p

▫️4권 ∙ 2022.01.14 읽고

한번은 젊은 남자가 3루 펜스를 넘어온 파울볼을 잡았는데 그 옆에 있떤 여자아이가 아쉬워하자 주위에 있떤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소리쳤다. “아 줘라! 아 줘라!” 그소리는 금세 3루 관중석 전체에 퍼졌다. 그러자 젊은 남자는 자기도 그 정도는 안다는 듯 유세 나온 정치인처럼 두 팔을 뻗어 흔들다가 글러브에서 공을 꺼내 아이에게 주었다.

불펜의 시간

언제부터 파울 볼을 잡으면 아이에게 공을 주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그 문화를 보면서 나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솔직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짜증이었다.

야구장에 직접 가서 야구를 관중하는 관객은 모두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TV로 볼 수 있는 야구를 야구장까지 찾아가는 건 보통 팬심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보통 야구장에 오는 관객은 일주일에 2번씩은 올 정도로 열성적인 사람이 많다.

불펜의 시간 -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1년에 야구장에 가서 파울 볼을 잡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아마 한 번도 못 잡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시합에서 파울볼은 별것 아닌 공 한 개지만 관중에게는 추억거리가 된다.

파울볼을 잡는 것조차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 공을 잡으면 기분이 날아갈 것처럼 좋아진다.

한데 갑자기 근처에 있던 아이한테 공을 주라는 문화가 생겼다.

야구팬으로서 마음이 불편하다.

막상 파울볼을 받은 아이는 야구가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른도 파울볼을 직접 잡은 그 순간을 추억하고 싶을 텐데

집에 파울 볼을 전시해 놓고도 싶을 텐데

자식이 있다면 아빠가 잡은 파울볼이라고 자랑도 할 텐데

내 아이도 아닌 다른 사람 아이에게 줘야 한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살면서 야구장에서 파울볼 잡을 날이 아이보다 적을 텐데

굳이 양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가끔 파울볼 잡고 도망가는 어른을 보면 그 심정을 이해한다.

누구보다 빠르게 더 멀리 갔으면 좋겠다.

아이에게 뺏기지 말고.

생각해 보면 이런 생각도 웃기기만 하다.

불펜의 시간 -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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