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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원 산문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by 행복줍기 2022. 5. 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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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원 산문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산문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
▫️목정원
▫️아침달 ∙ 에세이 ∙ 188p
▫️37권 ∙ 2022.05.11 읽고

누군가 내게 파리에서 무엇을 하였나 묻는다면 나는 그저 존재하는 일을 했다 하겠다. 공간 속에 서거나 앉거나 누워, 세계를 전부 감각했으므로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몸을 마침내 연마했노라고. 그럼에도 거기 남아 있는 얼굴을 한 번만 더 보고 싶었다고.

원작이 사라진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라진 원작을 백 년 동안 기리는 것의 의미는 뭘까. 우리는 실체가 있는 것만을 사랑할까. 혹여 본 적 없는 얼굴을 더욱 사랑할 수도 있는 걸까. 그럼에도 무언가에 마음을 기대야 한다면, 계속 사랑하기 위해 어떤 흔적이 더 필요할까. 조립될 수 없는 파편들, 그럼에도 당신의 것인 조각들이 남아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까. 아니면 그것을 붙들고 우리는 울까.
끔찍한 고통은 몸에 각인되므로 쫒으려 해도 영원히 돌연한 소스라침으로 우리를 깨우는 반면, 아름답고 행복한 것들은 아무리 붙잡으려 해도 끝내 잊히고 만다. 나는 삶으로부터 그것을 배웠고 그리하여 되도록 많은 것을 기록하는 사람이 되었다.  특별히 공연을 보고 돌아온 밤이면, 덧붙여 그 공연이 아름다웠던 날이면 졸음을 붙들고 아직은 생생한 기억을 풀어 내가 본 것들을 남겨두려 했다. 시간이 흐른 뒤 그 수첩을 뒤적이며 종종 과거의 내게 감사해하고, 미래의 나를 위해 오늘도 현재의 기록을 멈추지 않는다. 
기타와 바보의 첫 노래들이 한창 쏟아지던 그 봄, 깊은 밤에, 나는 문득 노래가 편지인 것을 깨달았다. 나는 세상에 편지를 남기고 있었던 것이다. 언제일지 모를 우리의 죽음 앞에, 끝내 살아남을 말들을. 나는 펑펑 울며 이전까지 써둔 가사를 넘겨보았다. 그리고 확인했다. 노래가 편지라면 가장 전하고 싶던 말, 그 말을 아직 쓰지 못한 것을. 그래서 저 가사를 썼다. 노래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입 밖으로 뱉기 무색한 이야기. 그래도 언제나 하고 싶던 말. 제발, 죽지 말라는 말. 
© aoddeh, 출처 Unsplash

 


잘 모르겠다.


필사하고 싶은 책이라는 평이 많다.
그만큼 문장이 좋다는 이야기겠지.


공연예술은 나에게 생소했다.
그래서 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다.
이 책과 친해지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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