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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무엇이든 쓰게 된다⟫

by 행복 수집가 2022. 5. 3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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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무엇이든 쓰게 된다⟫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무엇이든 쓰게 된다⟫

▪️무엇이든 쓰게 된다
▫️김중혁
▫️위즈덤하우스 ∙ 인문 ∙ 292p
▫️41권 ∙ 2022.05.28 읽고

세계는 어젯밤에 끊어졌고, 나는 불완전한 세계의 단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나는 세계를 이어나가야 한다. 어제 쓴 글을 조금씩 고쳐 쓰면서 내 몸을 소설의 세계에 적응시킨다. 내 몸이, 뇌가, 조금씩 말랑말랑해진다. 소설의 세계에 접어들면서, 내 몸은 액체 상태로 변한다. 내 몸이 사라지고 있다. 시간의 개념을 잃어버리고 공간을 지각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소설 속으로 들어간다.

소설을 쓸 때면 조금 다른 방식의 자기 검열이 일어난다. 산문을 쓸 때 ‘실제의 나’와 ‘글 쓰는 나’가 대립한다면, 소설을 쓸 때는 ‘글 쓰는 나’와 ‘상상하는 나’가 맞붙는다. 과연 저사람을 죽여도 좋은가. 죽일 수 있는가. 지나치게 과격한 방식이 아닌가. 죽인다면 어떤 방식으로 죽여야 하는가. 총을 쏴서? 아니면 목을 졸라서? 글 쓰는 나는 상상하는 나에게 계속 묻는다. 상상하는 나는 무조건 쓰라고 말하지만, 글 쓰는 나는 자꾸만 멈침하며 되묻는다.

평생 한 가지 이야기를 쓰고 있을 수는 없다. 같은 이야기를 새롭게 하거나, 다른 이야기를 똑같은 방식으로 한 번 더 하거나, 어쨌든 다시 써야 한다. 『하얀 이빨』을 쓴 소설가 제이디 스미스는 이런 말을 했다.

“소설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마지막 단어를 쓰고 난 후의 4시간 30분을 위해서일 때도 있다.”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무엇이든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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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관찰인데 난 관찰을 안 한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나에 관련된 것이 아니면 대부분 무관심했다. 어쩔 땐 내가 로봇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이런 성격이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을 줄 알았는데 인생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내가 관심을 가질수록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는 무엇이든 관찰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 천천히 바라보고 생각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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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작가의 아이템 소개 글을 읽고 펜이 사고 싶어졌다.

아트라인 드로잉 시스템 0.2.

가끔 책을 읽다 보면 본문에 소개된 책을 사고 싶은 경우가 많다.

책뿐만 아니라 저자가 사용하는 액세서리 등도 가지고 싶어질 때가 많다.

나도 저 아이템이 있으면 그림도 잘 그리고 글도 잘 써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가 싶다.

팔로미노의 블랙윙도 사고 싶다.

한데 문구류는 사고는 싶은데 막상 사고 나면 안 쓰는 이상한 물건인 것 같다.

사려는 욕구가 충족되면 사용하려는 욕구가 생겨나지 않는 이상 서랍에 모셔두게 된다.

연필, 볼펜, 지우개 어느 하나 끝까지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이미 우리 집 필통에는 문구류가 한가득하다.

심지어 끝가지 가지고 있는 경우도 없다.

항상 잃어버린다.

그러고는 또 산다.

모든 건 항상 반복되는 것 같다.

결국 교보문고에 가서 펜을 두자루나 샀다.

펜을 샀던 적이 몇 년은 된 것 같다.

오랜만에 샀다.

문제는 책 속에 소개된 펜은 없어서 일단 괜찮아 보이는 걸 구입했다.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무엇이든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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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을 때 문단이 엄청나게 긴 책이 있다.

문단이 길 경우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

준비 없이 읽다 보면 금방 지치고 자꾸 페이지를 뒤로 넘겨 언제 문단이 끝나나 찾게 되거나 앞으로 돌아가 무슨 내용이었나 다시 읽게 되는 경우도 많다.

문단이 너무 길 경우 쉴 틈이 없어지고 중간에 잠시 중단했다가 다시 읽을 때 집중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다시 읽기에는 또 귀찮다.

문단이 짧으면 쉼이 있어 좋은데 책 속 깊숙이 빠져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난 문단이 짧은 글이 더 좋다.

읽다가 잠시 생각하기 좋기 때문이다.

수집하고 싶은 문장은 적어 놓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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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 번 글을 써보고 싶다. ‘

이런 생각을 가끔 한다.

한데 글 쓰는 것이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책을 읽다 보면

‘이 정도면 나도 쓰겠네.’

이런 생각도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 정도만큼 쓰는 것이 어렵다.

읽은 책에 대한 평가를 하지 못하는 이유도 글 쓰는 것의 힘든 점을 알기 때문이다.

글 하나 쓰지 못하는 내가 다른 누군가를 평가하기란 부끄러운 일 같다.

가끔 내 글로 인해(영향력은 없지만) 누군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소설가 김중혁의 창작의 비밀 ⟪무엇이든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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