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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재영 책수선

by 행복줍기 2022. 11. 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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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산문]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 재영 책수선



번호: 77
작가: 재영 책수선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카테고리: 에세이/산문
쪽: 328
완독일: 2022/10/21

🌟/5: ⭐️⭐️⭐️⭐️
💬 책 수선가라니 너무 멋지다.😍



나는 책 수선의 이런 유연한 변화와 닮음이 좋다. 감쪽같이 마술을 부린 듯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 작업도 멋진 일이지만, 세월을 이겨낸 그때그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수선의 가능성에 더 흥미를 느낀다. 그런 흔적이 보다 아름답게 남을 수 있도록 각각의 책이 쌓아온 시간의 형태를 정돈하고 다듬어주는 일이 책 수선가로서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우리 주변의 이 많은 책들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시간의 형태를 만들어가게 될까?

세상을 떠나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다시 채우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좋은 추억으로 채워보아도 비어 있는 사람의 자리에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슬픔과 그리움이 언제나 조금씩 남아 있다.

이 책을 맡긴 의뢰인은 여행을 갈 때마다 꼭 서점에 들러 그 여행을 기념할 만한 책을 한 권씩 사온다고 한다. 이번 글은 의뢰인의 이런 여행 습관의 시작점이 되었던 책 <Breakfase at Tiffany’s(티파니에서의 아침을)>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의뢰인이 원하는 건 ‘나뉘어져 있는 세 권의 책을 한 권으로 만들어 편하게 펼쳐볼 수 있게 되는 것’, 오직 이 조건 하나뿐이었다. 새 표지의 재료나 디자인, 후가공 등등에 대해 물어보았을 때 되돌아온 대답은 지금 다시 생각해보아도 그때처럼 신이 난다. 
“Surprise me! I believe in your sense.”
(나를 놀라게 해줘! 너의 감각을 믿어.)

도서관에 소속된 책 보존 연구실을 떠나 한국에서 재영 책수선을 열고 개인 의뢰를 받기 시작한 첫날부터 지금까지 늘 내 마음속에는 작지만 큰 욕심이 하나 있다. 바로 책 수선도 옷 수선, 구두 수선처럼 우리의 일상과 주변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다. 아직도 책 수선은 워낙 알려지지 않은 분야라서 욕심을 채우기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책의 세계에는 풍문으로 유명한 망령이 하나 있다. 책을 망가트리길 좋아하는 이 망령은 일단 길쭉한 모양의 다섯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가닥들은 좀 더 큰 하나의 구멍으로 이어진다. 색깔은 거의 100퍼센트의 경우로 새하얗지만 망령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땐 약간 누렇거나 거뭇거뭇하게 변하기도 한다. 

어쩌면 평생 접해보지 못했을 귀한 책들을 책에 진심인 의뢰인들 덕분에 나는 이렇게 매번 쉬이 가까이서 만난다. 어디 그뿐인가? 심지어 구석구석 뜯어보고 들여다보고 맘껏 만지고 넘겨볼 수도 있는걸. 나는 책 수선가이기에 누릴 수 있는 이 즐거움이 내 삶에서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다. 종이책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책 수선가는 점점 더 많아져서 훨씬 더 많은 책들이 오랫동안 튼튼한 기억을 가질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그렇게 책 수선이 우리의 일상과 보다 가까운 일이 된다면 참 좋겠다.

 

 
© jarmoluk, 출처 Pixabay

 

 

𝟷

전자책이 나오면서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데 아직까지 종이책은 생존하고 있다.

아마 지구가 사라지는 날까지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전자책이 먼저 사라질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책을 전자책으로 많이 읽는 편인데

종이책으로 읽는 느낌을 따라갈 수가 없다.

책을 구매해서 집에 보관할 여유만 많다면 좋은텐데 아쉽다.

종이책의 가장 큰 단점은 무겁다.

이사할 때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𝟸

책 수선 일이 너무 멋지다.

아끼는 책이 낡아지면 한 번 찾아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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