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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엔 부부싸움

일상

by 행복줍기 2024. 2. 1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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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다가오면 집안에 긴장감이 흐른다. 

살짝만 건드려도 펑하고 터질듯이 위험한 상황이다. 

그래서 명절이 있는 달에는 몸을 사려야한다.

 

명절 시작 전부터 음식 준비를 시작하시는 엄마.

명절 당일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빠.

 

친척들은 명절 당일에 집으로 찾아온다.

누구 하나 일찍와서 음식 만드는 걸 도와주지 않는다. 

가끔 도와 주러 올 때는 있다.

하지만 차라리 오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 

와서 일은 대충한다. 

정성도 없다. 

그저 시간이 가길 기다린다.

 

그들은 집에 와서 편하게 식사를 하고 

후다닥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아! 봉투 하나씩은 어머니께 드리고 간다. 

미안함의 표현인지

이번 명절도 책임져 줘서 고맙다는 표현인지 

추석에도 부탁한다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엄마는 한 달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명절이 다가올 수록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자연스럽게 돌하르방처럼 소파에 앉아 있는 아빠와 싸우게 된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다. 

 

하지만 이제 명절에 싸우지 않는다. 

엄마가 아프기 때문이다. 

명절 준비할 사람이 없다.

 

엄마는 아빠의 친척들을 위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돌아가신 조상을 위해

음식을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 

엄마가 열심히 만들었던 음식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음식 

편하게 자리 앉아서 먹기만 하는 음식

할 일이 많은데 자리에 앉아서 식사 하라는 남자들 

누구를 위한 명절인지 모르겠다.

 

재밌다. 

엄마가 아프니까 명절이 사라졌다. 

결국 명절은 엄마로 인해 존재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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