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느 날.
어디선가 들리는 고라니 소리.
“워~아~~~~아~~~~악~~~~~~ “.
잠시 후 다시 들려오는 고라니 소리.
“아아아아악~~~~~~~~으아악악~~~~~~~~~ “.
무섭다.
누군가가 골목에서 동물처럼 울부짖는 소리를 내고 있다.
동네에 고라니가 출몰한 것도 아니고 분명 인간일 텐데.
목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면 젊은 남성 같다.
누구한테 저런 괴성을 지르고 있을까.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나.
부모님이 비 오는데 먼지 나도록 공부하라고 했나.
아니면 가수 지망생인가?
설마 영화 촬영 중은 아니겠지.
계속 울부짖는 거 보니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
경찰서가 아니라 동물협회에 신고를 해야 하나.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들리는 괴성을 듣고 있으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난 내 안의 모든 걸 다 쏟아내듯 소리 지른 적이 있었나 하고.
다른 사람 눈치 보느랴고 큰 소리 못 내고 살아오지 않았나 하고.
어느 날 동네에 나타난 괴성을 지르는 고라니 같은 인간이 부럽다.
“부럽네요. 당신의 용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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