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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 노르웨이의 숲

by 행복줍기 2022. 1. 30.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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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 노르웨이의 숲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 역자 양억관
▫️민음사 ∙ 소설 ∙ 572p
▫️7권 ∙ 2022.01.26 읽고

 

비행기가 멈춰 서자 금연 사인이 꺼지고 천장 스피커에서 나지막이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느 오케스트라가 감미롭게 연주하는 비틀스의 「노르웨이의 숲(Norwegian Wood)」이었다. 그리고 그 멜로디는 늘 그랬듯 나를 혼란에 빠뜨렸다. 아니,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마구 뒤흔들어 놓았다. 

 

노르웨이의 숲

 

나는 즐겨 책을 읽었지만 많이 읽는 타입은 아니고 마음에 드는 책을 잡으면 몇 번씩 반복해서 읽는 편이었다. 그즈음 내가 좋아했던 작가는 트루먼 커포티, 존 업다이크, 스콧 피츠제럴드, 레이먼드 챈들러 등이었는데, 학교에서나 기숙사에서나 그런 종류 소설을 좋아해서 읽는 인간은 하나도 없었다. 

“스무 살이 되다니, 어쩐지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난 아직 스무 살이 될 준비가 하나도 안 됐는데, 기분이 이상해. 왠지 누군가가 뒤에서 억지로 떠민 것 같아.”

 


나이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놀란다.
난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데. 
나이 먹는 건 준비할 틈도 주지 않는다.
타임머신은 발명도 되지 않았는데 
시간은 누가 이렇게 빨리 돌려 놓는지 모르겠다.
앞자리가 바뀌고 나면 
또 잊어 버린다.
이제 시작이니 열심히 살 거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앞자리가 바뀔 때가 되면 또 걱정을 하고
후회를 한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노르웨이의 숲

 

“모든 걸 다 버리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 버리는 거, 정말 멋지다는 생각 안 들어? 나는 가끔 무지 그렇게 하고 싶어질 때가 있어. 만약 네가 나를 훌쩍 어딘가로 데려가 주면, 널 위해 소처럼 건강한 아기를 잔뜩 낳아 줄게. 같이 즐겁게 사는 거야. 방바닥에서 뒹굴뒹굴 구르며.”




아무도 없는 곳
나를 알지 못하는 곳
여행은 내게 그런 곳이다.
나를 모르는 낯선 사람만 가득한 곳.
내가 무슨 행동을 해도 
저 사람하고는 평생 한 번 이상 마주칠 일 없다는 생각
그런 생각을 하면 자유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여행이 고프다. 
항상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노르웨이의 숲

 

시간조차 나의 발걸음에 맞춰 느릿느릿 흘렀다. 주위 사람들은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는데 나와 내 시간만이 수렁에 빠져 질퍽질퍽 제자리를 맴돌듯이 걸어갔다. 내 주변 세계는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할 참이었다. 그 시대에는 존 콜트레인을 비롯해서 여러 사람이 죽었다. 사람들은 혁신을 부르짖었고 변혁이 바로 저기 길모퉁이까지 온 듯이 보였다. 그렇지만 모두 실체 없는, 무의미한 무대 배경에 지나지 않았다.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
나만 성장하지 못 하는 것 같은 느낌.
나만 가난해지고 있는 느낌.
모두 다른 사람과 비교하니 드는 느낌이다.
비교하지 않겠다며 다짐하지만 
하루 종일 멍하니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게 된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에게 더 집중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노르웨이의 숲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나는 수화기를 든 채 고개를 들고 공중전화 부스 주변을 휙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그러나 거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인지 모를 곳을 향해 그저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어느 곳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에서 애타게 미도리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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