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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사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일상

by 행복줍기 2022. 2. 16.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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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사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유품정리사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김새별, 전애원
▫️청림출판 ∙ 에세이 ∙ 244p
▫️12권 ∙ 2022.02.14 읽고

 

겨우 스물셋, 오토바이를 갖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었던 내 친구는 첫 월급을 모아 산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신호 위반 차량과 부딪혀 죽고 말았다. 그토록 원하던 것을 소유하게 된 기쁨을 이레도 채 누리지 못하고.

모든 사람이 온전하게 죽음을 맞이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적잖은 충격이었다. 드라마에서처럼 곁을 지켜주는 가족들의 사랑에 힘입어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마지막 순간을 평온하게 맞이하는 건, 천 명 중 한 명에게 주어질까 말까 한 엄청난 행운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무도 거두는 이 없는 외롭고 쓸쓸한 죽음이 참 많았다. 



•••
삶의 마지막 죽음
어떻게 해야 삶을 잘 마감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한가지만은 피하고 싶다. 
병에 걸려 병원에서 남은 삶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나 때문에 슬퍼할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유품정리사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지금도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하고 돌아온 가족에게 소금을 뿌리는 집이 있다고 들었다. 혹시 따라왔을지 모를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서라고 했던가. 죽음은 그렇게 두렵고 불쾌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사랑하는 내 가족도 언젠가는 떠나보낼 날이 오고 나도 결국 세상을 떠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죽게 되어 있다. 그것만큼 확실한 것이 또 있을까.


•••
우리집은 다른 사람 장례식장에 갔다 집에 돌아올 때 소금은 뿌리지 않는다.
대신 귀신이 쫒아오지 못하도록 세군대를 들렸다 와야했다. 
편의점 한곳에서 껌 한개, 다른 편의점에서 음료수 한 캔, 약국에서 박카스 한 병 등.
다른 사람의 죽음이 그 사람의 영혼이 우리 가족에게 해를 입힐까봐 그랬을까?
내가 아는 사람이 죽어서 조문을 간 경우면 죽은 사람도 좋아할텐데.

유품정리사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시간 맞춰 오는 것이 아닌 죽음의 속성상 이 일은 주말도 없고 밤낮도 없다. 나는 그것이 힘들고, 아내는 내가 없는 빈자리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살림을 꾸려나가고 홀로 시가와 친정을 챙기는 것이 힘들다. 아내의 잔소리는 힘들다는 하소연이고 가족들도 좀 돌아봐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러나 나는 내가 힘든 것만 생각했다. 아내의 힘듦은 이해하지 못했다. 


•••
삶에서 가장 소중한 건 가족이다. 
한데 가장 소홀히 하는 것도 가족인 것 같다. 
가장 상처를 주는 것도 가족이다. 
좀 더 가족에게 관심을 가지고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할머니는 그렇게 내일을 준비했다. 연락 없는 자식들이며 풍족하지 못한 생활에 낙심하고 지나간 날들을 후회하는 대신, 새벽같이 일어나 폐지를 줍고 저녁이면 성경을 필사하고 가끔 복지관에 나가 종이 접기를 배우면서 오늘을 열심히 살고 미련 없는 내일을 준비했다. 


•••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잠시 멈출 수도 없도 없다. 
삶도 마찬가지다. 
멈출수도 되돌릴 수도 없다. 
그래서 매번 후회를 한다.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하고 미래에 대해 걱정만 한다고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생각은 쉬운데 참 어려운 게 삶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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