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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크눌프 - 헤르만 헤세

by 행복 수집가 2022. 11. 1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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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크눌프 - 헤르만 헤세



81.
작가: 헤르만 헤세
출판사: 민음사
카테고리: 소설
148쪽

완독일: 2022/11/02
🌟/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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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KIMO on Unsplash
“지금 서로 모른다는 것은 장차 알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산과 골짜기는 서로에게 다가갈 수 없지만 사람은 가능하니까요. 당신 고향은 어디죠, 아가씨?”

작은 창 유리를 통해 가느다랗고 희미한 햇빛이 거실 안으로, 식탁 위와 카드 위로 흘러 들어왔다. 햇빛은 마룻바닥 위에 흐릿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변덕스럽게 이리저리 흐느적거리다가, 푸른빛 천장에 이르러 소용돌이치며 전율했다. 2월의 햇살이 벌이는 유의, 집 안의 고요한 평화, 친구에게서 보이는 진실로 성실한 장인의 얼굴, 귀여운 부인의 의미 있는 눈길, 크눌프는 이 모든 것들을 빛나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이 모든 게 싫었다. 그것들은 그의 목표도 아니었고 그의 행복이 될 수도 없는 것들이었다. 만일 몸이 건강하고 계절이 여름이라면 이곳엔 잠시도 더 머물러 있지 않을 거라고 그는 생각하는 것이었다.

“당신은 오늘 저녁에 시간이 있어요, 베르벨레. 단지 당신이 원하지 않는 거라고요.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요. 난 이제 가야 해요. 오늘 저녁 체육관 앞에서 기다릴게요. 만일 아무도 오지 않으면 난 혼자서 산책을 하면서 당신에 대해 생각할게요. 지금쯤 당신은 악트하우젠으로 편지를 쓰고 있을 거라고요. 그럼 안녕히. 불쾌하게 생각하진 마세요.”

“내가 자네에게 이야기한 꿈은 아마도 그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나는 헨레에테에게도 리자베트에게도 의식적으로 나쁜 짓을 한 적은 없어. 하지만 내가 두 사람을 한때 사랑했고 나의 소유로 만들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녀들과 비슷하지만 그 누구도 아닌 꿈속의 형상이 되어 그녀들이 내게 나타난 것 같아. 그 형상은 나의 소유이지만 더 이상 살아 있지는 않지. 난 종종 내 부모님들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어. 부모님은 내가 그분들의 자식이고 자신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셔. 하지만 내가 그분들을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에게 난 이해할 수 없는 낯선 인간일 뿐이야. 내게 중요한 일이고 어쩌면 내 영혼 자체일지도 모르는 일들을 부모님들은 하찮게 여기시고, 그것이 내가 어리거나 변덕스러운 탓이라고 돌려 버리시는 거야. 그러면서도 그분들은 나를 사랑하시고 기꺼이 최고의 사랑을 베풀어 주시지. 아버지는 그의 자식에게 코와 두 분과 심지어는 이성까지도 물려줄 수 있지만 영혼은 아니야. 영혼은 모든 사람들 속에 새롭게 존재하는 것이지.”

“이 친구야, 자네가 고향에서 계속 살면서 열심히 일하고 아내오 자식도 얻고, 또 매일 밤 편안한 잠자리를 가졌더라면, 아마도 자네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 거야. 그래, 이런 내 생각이야 자네가 예전부터 알고 있는 것일 테고, 이젠 어쩔수가 없는 거지. 그런데 그렇게 심각한가?”

“난 오직 네 모습 그대로의 널 필요로 했다. 나를 대신하여 넌 방랑했고, 안주하여 사는 자들에게 늘 자유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씩 일깨워 주어야만 했다. 나를 대신하여 너는 어리석은 일을 했고 조롱받았다. 네 안에서 바로 내가 조롱을 받았고 또 네 안에서 내가 사랑을 받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나의 자녀요, 형제요, 나의 일부이다. 네가 어떤 것을 누리든, 어떤 일로 고통받는 내가 항상 너와 함께했다.”
Photo by Alfons Morales on Unsplash




💬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 건 즐겁다.
재미가 없어도 팬심으로 끝까지 읽기도 한다.
크눌프는 재미가 있는 것 같은데 아쉽다.
누가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다가 일이 생겼다며 이야기하다가 집에 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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