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허밍버드 / 에세이 / 368p
2020년 24번째 책 / 2020.03.22 읽고
카피라이터 정철.
얼마 전에 읽은 <평소의 발견>도
카피라이터 유병욱 님의 책.
카피라이터 직업을 가진 작가의 책을 읽으면
생각하는 게 남들과 다르다고 느낀다.
아마 다른 게 아니라 평소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에
관심을 더 가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책도 재미있겠다 싶어 구매했는데
<사람 사전>이라는 제목처럼 정말 사전일 줄은 몰랐다.
모두 1,234개의 단어로 구성된 사전이다.
정철 작가의 생각이 담긴 사전을 읽으니
내 생각의 영역 또한 넓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나만의 사전도 만들어 보고 싶다.
#가구
큰 집을 작은 집으로 만드는 물건.
우리는 공식처럼 안방엔 침대, 거실엔 소파, 주방엔 식탁을 모신다.
적지 않은 돈을 써가며 서른평 집을 단숨에 열 평으로 줄여버린다.
그러곤 흐믓해한다. _12p
우리집도 이것 저것 구입한 가구와 물건으로
집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버릴 생각은 잘 안하고 살 생각만 한다.
이런게 사람 욕심인가 보다.
결국 다 버릴건데.
#귤
피부에 좋다고 한다. 귤의 피부를 봤다. 믿을 수 없다. _54p
몸에 좋은게 쓰고 피부에 좋은게 피부가 안좋은거 겠지.
#글쓰기
글을 잘 쓰는 방법은 글을 잘 쓰려 하지 않는 것이다.
‘잘’이라는 한 글자를 뻥 걷어차버리는 것이다.
글쓰기다. 글 잘 쓰기가 아니다. _57p
#꼴찌
일동 뒤로 돌아! 이 한마디를 기다린다.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이 바뀌는 날. 그날은 온다. _65p
그 기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아마 10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지구가 초기화 되고 다시 시작한다면 모를까.
#냉장고
사람으로 치면 49재 같은 의식을 치르는 곳.
우리는 남긴 음식을 바로 버리지 않고 며칠 이곳에 안치한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추위에 덜덜 떨다 결국 쓰레기봉투로 이장된다.
미련 보관소. 욕심 보관소. _79p
#독서
나는 책을 읽고 책은 나를 읽고,
책과 내가 마주보고 서로를 읽는 것이 독서.
나도 그렇지만 책도 맨날 똑같은 나를 읽으면 재미 없겠지.
싫증나겠지.
책에게 늘 새로운 나를 보여주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독서다. _97p
#딸기
주근깨투성이지만 예쁘다.
주근깨투성인데 왜 예쁜지 묻는다면 이건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름의 절반이 예쁘니까. _106p
딸 키우는 느낌이 어떨지 궁금하다.
아들은 내가 커봐서 아니깐.
#밑줄
잘난 문장 아래에 긋는 선.
그러나 위치를 조금 위로 올리면 그 잘난 문장을 쓱 지워버린다.
잘날수록 아래로, 겸속하지 못한 잘남은 쉬이 지워진다. _142p
#사람
모든 생각의 주어. 모든 행동의 목적어. 모든 인생의 서술어.
인생 마지막 날까지 보듬고 가야 할 문장. 사람이 먼저다. _173p
#지페
신사임당이 있다. 세종이 있다. 이이가 있다. 이황이 있다.
유관순은 없다. 안중근도 없다. 조선은 있는데 대한민국은 없다.
대한민국 지폐에 대한민국이 없다. _282p
대통령 얼굴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아마 불가능 하겠지.
#체중
정말 슬픈 일은 나이가 체중을 넘어서는 것이다.
늘 나이보다 더 나가던 체중이 어느 날
나이 아래로 떨어져 영원히 나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아직 체중 아래에 나이가 있다면 다 괜찮다. _2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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