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예
북닻 | 소설 | ebook
2020년 49번째 책 | 2020.05.20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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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백화점에서 쇼핑하듯이 구매한다.
만약 상상이 아닌 진짜라면 어떤 꿈을 고를지 잠을 못 잘 것 같다.
하루는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꿈.
아니 새보다는 내가 직접 날아다니는 꿈이 좋겠다.
하루는 이번 주에 발표될 로또 당첨 번호 나오는 꿈.
예지몽을 꿀 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은데 인생이 피곤할 것 같다.
만약 꾸고 싶은 꿈을 살 수 있다면 난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다.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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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기에… 잠, 그리고 꿈은… 숨 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께서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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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이 너무 멋있는 것 같다.
잠시 쉼표를 찍어주는 것.
쉼표면 좋겠는데 꿈을 꾸고 나서 더 힘든 경우도 많다.
꿈속에서 마라톤을 하는 경우, 여행을 가서 길을 잃어버려 종일 걸어 다닌 꿈 등.
자고 일어나니 꿈인데도 체력이 바닥난 것처럼 몸이 지쳐있다.
쉼표는 찍어주는 경우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거나
휴양지에 여행 가서 수영하며 노는 꿈처럼 힐링이 되는 꿈이다.
그런 날은 아침에 일어나면 기분이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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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냅 코코라면 연말 꿈 시상식에서 그랑프리를 10번도 넘게 수상한, 일명 전설의 꿈 제작자 중 한 명 이었다. 그녀는 ‘태몽’을 만드는 유일한 꿈 제작자였는데,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유명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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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이란 참 신기한 것 같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대신 태몽을 꾸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다.
그러고 보면 꿈은 미지의 세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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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한정 수량 입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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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을 꾼다면 아마 부자가 될 거다.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그런 꿈.
꿈에서 로또 번호를 가르쳐 준다고 해도 잠에서 깼을 때 기억 못 하면 헛수고다.
나도 얼마 전에 로또 꿈을 꿨는데 전부 기억을 못 했다.
그나마 기억한 번호도 한 개도 안 맞았다.
예지몽은 아무나 꾸는 게 아닌가 보다.
아니면 꿈에서 나온 번호는 제외하고 사라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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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요? 사람은 최종 목적지만 보고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직접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밝고 가끔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 맛이죠. 유명 작가가 되는 게 전부가 아닌걸요. 전 시나리오를 쓰면서 사는 게 좋아요. 그러다가 해안가에 도착하든 사막에 도착하든 그건 그때 가서 납득하겠죠.”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3배 이상 뛰어넘었습니다. 깍아지른 인구 절벽시대, 올해 입영 군인의 수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입니다. 이에따라 병무청에서는 만 30세 미만의 전역 군인을 대상으로 신체검사를 재실시하여 재입대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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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다녀온 남자라면 한 번쯤 재입대하는 꿈을 꿨을 거다.
나도 한두 번 꿈에서 재입대를 했었다.
자고 일어나서 뭐 이런 거지 같은 꿈이 다 있었나 싶었다.
지금 생각해도 꿈 중에 가장 최악의 꿈이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 책에서도 나오지만 그런 최악의 시절을 겪었으니 어려운 일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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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쓸데없는 빛이 들어가면 만들고 있는 꿈들이 뿌옇게 번질 수도 있거든요. 제 꿈은 다른 어떤 꿈보다 생생하고 선명해야 해요. 꿈이란 걸 알아채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어지거든요. 이해해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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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데 꿈인지 인식했던 적이 있었다.
아이건 현실이 아니고 꿈이구나 생각했다.
꿈인 걸 알아차린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정말 누군가 꿈을 제작해서 사람들이 잘 때 영화처럼 상영해주는 것인가?
꿈을 어설프게 제작하면 잠든 사람이 눈치챌 수도 있는 건가?
생각하면 할수록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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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그랑프리는 킥 슬럼버의 '절벽 위에서 독수리가 되어 날아가는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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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중에 최고의 꿈이 아닐까 싶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
나도 어쩌다 하늘을 나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기분이 어찌나 좋든지 무섭기도 했지만,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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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와 비틀스의 자서전에 따르면, 매카트니는 꿈속에서 ‘예스터데이’를 작곡했다고 한다. 깨자마자 후다닥 피아노로 가서는 잊기전에 그 음들을 연주했다. 매카트니를 사로잡은 걱정은, 다른 누군가의 곡을 들었던 것이 잠재의식에 각인되었다가 다시 떠오른 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영감이라는 말은 참 편리하지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대단한 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는지, 하지 않는지. 결국 그 차이죠. 손님은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했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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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해결이 안 되던 일도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해답을 얻게 된 경우가 있었다.
꿈속에서도 나올 정도로 해결하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것이 잠자는 동안 생각이 정리되어 일어났을 때 번쩍하고 답이 떠오르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모든 일에 노력하다 보면 해답도 덩달아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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