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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성수동 카페에서 밀크티를 주문했는데

일상

by 행복 수집가 2021. 5. 1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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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어느 카페에서

 

어느 성수동 카페에서 밀크티를 주문했는데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을 했다.

낮에 퇴근하는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해가 쨍쨍하면 날이 좋아서 발걸음이 더 가볍고

구름 낀 날이면 센티해져서 좋다.

이대로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아내랑 성수동 카페거리에 갔다.

평일이라 한적하게 카페에 앉아 책도 읽고 커피도 한잔하며 분위기 좀 내고 싶었다.

유명한 카페 근처에 가니 분위기가 이상했다.

오늘은 평일인데 주말처럼 사람들로 가득했다.

젊은이들이 한가득 패션쇼를 하듯 멋지고 예쁜 옷을 입고 앉아 앉아 있었다.

파타고니아 점퍼에 청바지 입고 있는 내가 침투하기에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어차피 앉을 자리도 없어 우리 부부는 거리를 헤매다 어느 한적 한 카페에 들어갔다.

성수동 어느 카페에서

메뉴판을 유심히 살펴보고 베스트라고 쓰여있는 밀크티를 주문했다.

자리에 앉아 있으니 카페지기님이 직접 서빙을 해주셨다.

항상 셀프로 가져다 마셨는데 직접 가셔다 주시니 적응이 안 됐다.

이럴 땐 꼭 다 먹으면 내가 가져다줘야 하는지 그냥 테이블에 놓고 나가야 하는지 걱정이 된다.

우리보다 먼저 일어나는 손님이 없으면 더 불안해진다.

그럴 땐 서빙 후 쟁반을 가져가는지 놓고 가는지 보면 된다. (쟁반을 놓고 가면 더 헷갈리기 시작한다.)

카페지기님이 밀크티에는 직접 설탕으로 맛을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하셨다.

네? 제가요? 정말요?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용기는 없다.

일단 밀크티만 마셔봤다.

단맛이 아예 없는데 괜찮았다.

오히려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설탕을 조금 넣어봤다. 별로 달지 않았다.

설탕을 계속 넣었다. 점점 단맛이 나는 것 같은데 모르겠다.

설탕이 녹지 않아 밑에 가라앉기 시작했다.

망했다. 내 밀크티.

내가 원한 밀크티가 아니었다.

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먹을 밀크티가 필요했다.

밀크티 마시는데 설탕을 몇 스푼 넣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싫다.

밀크티가 베스트 메뉴가 될 수 있었던 건

내가 직접 맛을 만들어 먹으니 베스트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가 설탕을 넣었는데 맛없다고 하기엔 너무 없어 보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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