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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 이금이

by 행복 수집가 2021. 6.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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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이금이



알로하, 나의 엄마들
이금이
창비 ∙ 소설 ∙ 390페이지
43권 ∙ 2021.06.05 읽고

알로하, 나의 엄마들

선실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조금 전 아침으로 나온 주먹밥을 갖다준 송화가 머잖아 포와라고 하더니 드디어 당도한 모양이었다. 고베를 출발한 지 열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가는 길이 이렇게 좋을 정도면 그 끝에 있는 포와는 상상 이상의 낙원일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햇살이 따가울 만큼 강한데도 끈적거리지 않았고 아주 작은 그늘에만 들어서도 서늘했다. 이런 날씨가 일 년 내내 계속된다는 게 신기했다. 

조선에서라면 갓 결혼한 신부가 남정네들과 한 상에 앉아 술잔을 나누는 일은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자기 남편이라고 생각하자 벼린 칼날이 가슴 복판을 사정없이 베고 지나갔다. 

소풍 가서 고생 끝에 찾은 보물이 꽝이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은 인생의 꽝을 잡은 것 같았다.

버들이 그동안 태완에게 갈구했던 건 이런 거였다. 좋은 것 나쁜 것 슬픈 것 모두 터놓고 이야기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 버들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지는 가 볼랍니더.”

엄마가 웃었다. 우리는 비를 피하지 않았다. 하와이에 산다면 이런 비쯤 아무렇지 않게 맞아야 한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사진으로만 본 남자와 결혼을 하러 머나먼 하와이로 떠나는 모습을 보며 응원을 했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정말 행복 했으면 하고 응원했다.

하와이는 나에게 신혼여행지였다. 
호롤룰루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뜨거운 햇살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신혼여행으로 간 하와이는 지금도 꿈만 같은 곳이었다.
가끔 아내랑 그때 이야기하며 나중에 나이 들면 하와이로 이민 가자고 말할 정도로 살고 싶은 곳이었다. 
내가 원하던 일 년 내내 따뜻하면서 그늘은 선선하고 무지개가 자주 보이는 곳.

책 속의 주인공들은 여행이 아닌 살기 위해 보다 더 사람답게 살기 위해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남자와 결혼하러 하와이에 갔다.
나는 하와이가 여행 가기 좋은 곳이라 좋아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하와이가 또 다른 모습으로 느껴졌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

🤔
내가 버들이라면?
나 같아도 하와이로 갔을 것 같다.
방법이 없을 것 같다. 희망을 찾아 떠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을 것 같다.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는.

가족을 두고 독립운동하러 떠날 수 있을까?
나라가 먼저인가 가족이 먼저인가.
난 가족이 먼저다. 전쟁이 나도 내 가족을 먼저 지킬 것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지는 못 할 것 같다.
혹시 모르지. 나라가 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모를까.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 건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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