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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김봉철 에세이

일상

by 행복줍기 2021. 9. 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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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김봉철 에세이

 

🙋🏽‍♂️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김봉철
웨일북 ∙ 에세이 ∙ 200페이지
92권 ∙ 2021.09.01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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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나이 서른여섯에 백수로 산다는 것.
서른여섯,
백수,
셋 중에 어떤 게 더 잘못된 걸까?
셋 다,라고 말하기엔 내일이 오는 게 너무 무섭다.

이십 대의 어느 날, 버스 정류장에서 한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너 명훈이 아니니?”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의 가늘고 긴 생머리와 미소 띤 입술 사이의 가지런한 치아를 본 순간 나는 내가 명훈이가 아닌 것이 너무나도 절망스러웠다. 

나는 그날 이후로 무슨 일이 있어도 라면은 잔뜩 졸여서 먹는다. 라면은 잔뜩 졸아붙은 라면이 좋다. 

아버지는 술 먹고 들어오시면 맨날 가스레인지 호스 잘라서 불 붙여버린다고, 다 같이 죽어버리자고 막 그러셨다.  
막 살자. 막 살아 버리자. 어차피 시작과 끝이 똑같이 답 없는 인생이다. 

정신과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 매주 있는 일이다. 오늘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매번 고민한다. 

오늘도 목적 없는 긴 여행이 시작됐다. 목적지도 출발지도 침대뿐인, 그리하여 어디로도 행선할 수 없는, 언젠가는 차마 예상할 수 없을 때 끝이 나버렸으면 하는 하루하루가 내게는 너무도 긴 여행처럼 느껴진다.

평소에 육하원칙 중 가장 감당하기 힘든 것이 ‘왜’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경험해 보니 ‘어떻게’가 가장 힘든 거였다.

어떻게 버텨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정말 어떻게 해야만 할까? 

세상엔 이렇게 예쁜 미소들이 많은데 내가 웃으면 오히려 세상이 좀 더 어두워질 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해와 용서는 정말로 세상에 실존하는 개념일까? 나는 어렸을 때의 아버지와 지금의 아버지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
아직 난 백수 생활을 해 본 적이 없다. 
이직을 하려고 4개월 정도 공백이 있었을 뿐 집에서 빈둥거리지 않았다.
난 대학교 4학년 1학기 때부터 졸업 전에 취업을 하려고 계획했다.
학교가 아닌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배웠다. 
그리고 2학기때 이력서를 여러 회사에 제출했다가 운 좋게 한 군데 입사하게 되었다.
졸업도 안 한 상태에서 취업하게 되어 기뻤었다. 
용돈이 아닌 스스로 돈을 번다는 생각에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학창시절부터 하루 빨리 사회에 나가서 돈을 벌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어릴적부터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라 그런 것 같다. 
졸업을 기다릴 마음이 나에게는 전혀 없었다. 
대학교도 마지못해 다녔지 굳이 다니고 싶지 않았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운 좋게 4년제 졸업한 게 여러가지 도움이 되긴 하지만.
취업 후 지금까지 쉼 없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잠시 쉴까도 생각해 봤는데 그러다 영원히 쉴 것 같아 생각을 접었다.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숨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읽고나서
에세이라는 사실이 잘 믿겨지지 않는다. 
아니 믿겨지지 않는다는 표현은 작가의 지나친 솔직함이 오히려 사실이 아닌 것 처럼 느껴져서 그런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아닐텐데 과감없이 드러낸다. 
오히려 그런 표현 때문에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화를 낼 수도 있다. 
아마 그런 감정을 느꼈다면 나도 그렇지만 공감되는 내용이 있어서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니면 어쩌면 내 모습 같기도 하다. 

작가의 백수 생활을 재밌게 슬프게 잘 표현 했다고 생각한다. 
유머 코드가 나랑 맞는 거 보니 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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