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의 온기
윤고은
흐름출판 ∙ 에세이 ∙ 340p
119권 ∙ 2021.11.05 읽고
“제가 오늘 조금 더 단단하게 고정된 치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열차 안에 콘센트가 있다면, 바닥 중의 바닥에 달려 있다고 해도 냉큼 엎드릴 것만 같은 기분으로.
“이제 진짜 무로 돌아가려는 것 아닐까요?”
그러면 잠시 후 노포가 되살아나곤 했다.
“잠깐 졸았어.”
그런 눈빛으로.
내 알람은 휴대전화 속에 열일곱개나 맞춰져 있고 그중 첫 알람은 5:55에 울린다. 두 번째는 5:58. 알람과 알람 사이에도 잠이 사타카토처럼 존재하기 때문에 정확히 내가 어느 시점에서 깼는지를 계산하기 어렵다.
다음 열차가 도착하거나 말거나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사람들. 이건 꼭 시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개인 모니터의 항공정보를 보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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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빈틈의 온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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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할 때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지하철이다.
다행히 내가 타고 다니는 시간대의 지하철은 붐비지 않는다.
50% 확률로 앉아 갈 수도 있다.
회사 출근 시간이 9시 30분이라 가능한 이야기다.
출근 만원 지하철은 피할 수 있지만 퇴근 시간이 늦어지는 건 좋지 않다.
차라리 만원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퇴근을 일찍하고 싶다.
우리나라 꼰대 같은 회사는 칼출근을 별말을 안하는데 칼퇴근은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
6시 반 퇴근이면 눈치보다 7시에는 퇴근하니 퇴근시간이 뭣이 중헌지 모르겠다.
□■□
지하철 들어오는 소리가 나면 사람들은 일단 뛰고 본다.
내가 타야할 지하철이 오는지 반대편의 지하철이 오는지는 상관없다.
누가 뛰기 시작하면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이 뛰기 시작한다.
그럴때 난 뒤에서 지켜본다.
내가 탈 지하철이라면 승강자에 올라가면 아무도 없을 것이고
반대편 지하철이라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흩어지는 사람들을 볼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따라하려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혼자서는 부끄러워서 아무것도 못 하는데 아는 사람 여러명이 모이면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
지하철에서도 보면 친구들끼리 시끄럽게 이야기하다가 친구들이 다 내리고 혼자 남으면 구석으로 이동해 언제 떠들었냐는 듯이 군중속으로 숨어 버린다.
뭐 혼자 떠들수는 없으니.
빈틈의 온기:출근길이 유일한 산책로인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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